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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일터/일터

캐나다에 가면 "저녁이 있는 삶" 이 저절로 될까?

11월부터 계속되어온 강행군 - Overtime work - 이 지난 주까지만 하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금요일 오후 미팅에서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청천벽력같은 공지를 듣고 맥이 탁 풀렸다. 조직의 General Manager 조차도 이 ******에서 장기적인 일정을 크게 믿지 말라는 말을 할 정도였는데, 불과 일주일 후의 일정을 계속해서 변경하는 것이 이젠 짜증이 난다. 지난 금요일을 기점으로 온타리오 혹은 캐나다의 모든 학교는 약 2주 동안의 겨울방학(Winter Break)을 시작했는데, 이런 예측하지 못하는 업무스케쥴 변경은 가족과 여행을 계획했던 직원들에게는 무단 혹은 출석 페널티를 감수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매주 오버타임을 하면 추가 소득이 발생한다는 면에서는 좋다고 할 수 있지만, 한달 반 이상을 매주 최소 50시간 많게는 60시간 - 매일 10시간씩 주 6일 근무 - 을 하면서 무엇보다 육체적으로 너무 많이 지쳐있어서, 퇴근하면 밥 먹고 잠자리에 드는 것 말고는 다른 여가활동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전혀 가질 수가 없었다.



2주마다 지급되는 급여의 명세서(Paystub)다. 2주동안 119.5시간 즉 거의 120시간을 일했다.


일반적으로 오피스에서 일하는 직원의 경우에는, 아침 8시 혹은 9시까지 출근해서 점심시간 30분 포함해서 오후 4시에서 5시 즈음에는 퇴근을 하고 주 5일씩 일하는 패턴이지만, 내가 일하는 센터의 경우 아침 7시까지 출근해서 10시간씩 주 4일을 일하고 나서는 오후 5시 30분에 퇴근을 한다. 이 쉬프트를 위해서 매일 아침 6시 10분 전후해서 집을 나서고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면 저녁 7시 경이 되고 씻고 저녁을 먹으면 밤 8시가 훌쩍 넘어버린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나면 9시가 넘고 다음날 새벽 5시 20분에는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잠자리에 일찍 들어야 한다.


이러니, 아무리 캐나다라 해도 이런 shift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가족 혹은 아이와 함께해주는 시간이 한국이나 캐나다나 거의 없다시피 한다. 물론, 주 4일 근무이기 때문에 나머지 3일 동안 개인생활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는 하나, 몇 달째 계속되는 오버타임때문에 '저녁이 있는 삶'이나 'Work & Life Balance'는 꿈도 못 꾼다.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느낀 여러 이슈 중에서 Fulfillment Center (=Distribution Center)의 operation planning/schedule planning의 잦은 변경은 회사의 대외적 명성을 의심하게 될 뿐아니라, 이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역량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작년과는 너무 판이하게 다른 일의 양과 이 양의 배분(allocation)을 보면, 일반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캐나다의 회사의 방식과는 거리가 많이 멀다. 물론,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management에 있어서 그 출신국가에 따라서 성향이 확연히 차이가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금년과 같은 방식과 방향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