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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일터/일터

계속되는 강행군, overtime and overtime and overtime

2014년 8월 중순부터 운영을 시작한 내가 일하고 있는 Fulfillment Center의 10월과 11월이 바쁘게 지나가고 있다.


작년만 해도 11월에는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10시간 이상의 overtime hour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었지만 실제로는 유야무야된 채 연말의 peak time을 지나갔다. 그런데, 금년은 이상하게도 지난 6월부터 다른 두 곳의 Fulfillment Center의 공사로 인해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center로 물량이 대거 이동되면서 overtime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게 연말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Black Friday sales/Cyber Monday Sale과 12월의 크리스마스/Boxing Day sale을 준비하면서 굉장히 많은 일과 내부적으로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11월 시작부터 매주 55시간 정도의 일을 하는데, 15시간의 overtime을 매주 해오고 있는 셈인데, 다음주에도 그리고 다다음주에도 이런 스케쥴이 예정되어 있다. 작년보다 몸은 덜 힘들다고는 하지만, 평소에 주 4일(40시간) 일하는 패턴에서 주 6일(55시간)일하는 패턴을 한달 가까이 하다보니, 일단 수면시간이 줄어들어서 힘들고 휴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역시 전체적인 체력이 바닥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이런 스케쥴은 12월 크리마스 직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연말 2주를 휴가로 사용하려고 있는데, 12월 24일 이전의 휴가신청은 모두 거절되었다.


수백명의 seasonal associates들과 함께 24시간 - 실제로는 22시간 - 내내 Fulfillment Center를 움직이게 하고 있는데, 이 시기의 성과가 회사의 1년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회사의 성과와는 별개로 나의 지난 1년 4개월 동안의 성과는 그닥 뛰어나지 못하다고 자평한다. 물론, 나와 같은 시기에 일을 시작한 대부분의 동료들의 위치는 변함이 없다. 아주 소수의 동료만이 조금 더 나은 포지션으로 이동했을 뿐이다.


사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오래동안 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오래한다고 내가 계획하고 있는 커리어에 더 도움을 주거나 하는 위치와 성격의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캐나다에 와서 어떤 식으로는 workplace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중요했었다. 2014년 중반까지 나를 포함한 세 가족의 상황이 이것 저것 따지면서 기다리거나 학교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학교를 마칠 때까지의 길게는 2년 여를 버틸만한 여력이 안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일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고 보잘 것 없는 포지션과 수입이지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내년에는 어떻게 달라질까? 1월부터 college의 certificate 과정을 온라인으로 수강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해서 승인은 받아놓았다. 다행히 내 주머니에서 비용이 지불되는 것은 아니고 회사에서 일정한도액까지는 95% 지원을 해준다. 그러면서 이번의 peak time이 지나는 12월 말부터 다시 resume를 수정하고 보완해서 한국에서 내가 해왔던 Supply Chain Management 분야의 포지션을 내 full time job으로 갖게 되도록 할 생각이다.


오늘, 아주 약하게나마 싸리눈이 내렸다. 캐나다에서는 드물게 11월 말에 내리는 첫 눈이다. 긴 겨울이 비로소 시작되는 심정이지만, 그다지 비관적이지도 그렇다고 마냥 낙관적이지도 않다. 그렇지만, 이제 바닥을 조금씩 치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