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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이민, 삶

광역 토론토(GTA)의 도서관 풍경

캐나다에 이민을 와서 좋은 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별로 없다고 대답한다. 이전 포스팅에서 여러 번 언급이 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먹고사는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의 눈에 아무리 좋아도 나와 가족의 눈에는 아직 '남의 집 얘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좋은 점을 굳이 말하라면  지역 곳곳에 자리잡은 '공공도서관(Public Library)' 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 그 중에서도 모든 것이 풍부하고 많다는 서울에서도 살면서 공공도서관을 가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눈에 잘 띄지도 않았고 오히려 집 근처의 독서실에 하루 만원을 내고 들어가서 공부를 하곤 했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하지만, 캐나다 특히 토론토에 와서 놀라고 가장 반가웠고 즐겼던 혜택이 도서관 이용이었다. 업타운 North York지역에 살 때는 North York Central Library에 수시로 딸내미/아내와 함께 가서 시간을 보내거나 나는 공부를 하거나 떄로는 Resume를 update하고 job application을 제출하곤 했다. 내가 출근을 하거나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때는 아내와 딸내미 그리고 친한 이웃의 아이를 대동하고 함께 가서 책을 읽거나 놀거나 했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Maple Public Library>


이곳 도서관이 한국의 시립/국립도서관과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아주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 관련 컨텐츠였다. CD와 DVD/Blu-Ray 타이틀이 엄청났고 또한 웹과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상당히 많은 e-book 컨텐츠였다. 그래서, 최초에는 주로 하드카피 타이틀을 대여해서 집에서 듣고 보고 읽던 것에서 지금은 e-book이나 Hoopla라는 multi-media 제공 웹사이트에서 음악을 듣거나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보거나 하고 있다. 물론, 이마저 작년 말부터 보기 시작한 Neflix때문에 지금은 e-book만 대여해서 스마트폰으로 읽고 있는 중이다.



지역마다 도서관의 크기와 보유하고 있는 컨텐츠의 양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branch에 없는 contents라 하더라도 다른 branch에 해당 타이틀이 있다면 Hold/Request 시스템을 이용해서 며칠 간의 기다림 후에는 요청자에게 알람이 와서 빌릴 수 있다. 당연히 온라인 카탈로그시스템으로 접속해서 이런 모든 절차가 집에서도 요청

가능하다.



이곳 도서관은 침묵을 강요하지 않는다. 적정한 볼륨의 잡음과 대화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말로 조용한 곳에서 공부하거나 책을 읽고 싶다면 Quiet Area라는 지정된 장소에 가면 된다. 애들이 울기도 하고 tutoring을 하면서 나즈막한 말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도서관 내에 있는 PC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들이 PC게임을 해도 아무 문제가 안된다. 어른들은 YouTube의 동영상을 보거나 이력서를 작성하는 사람들 등....다양하다.



도서관 한켠에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으로 요청한 책과 타이틀을 한 곳에 보관해서 두면 자신들이 편한 시간에 픽업 후 체크아웃한다.



나와 딸내미는 종종 이곳에 와서 딸내미의 공부를 가르쳐주거나 숙제를 하거나 하고 남은 시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책을 찾아서 읽거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 이런 환경을 나나 딸내미는 좋아한다.


<Toronto Reference Library>


1월 초에 가봤던 Toronto Reference Library는 여태까지 내가 보아왔던 도서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환경과 구조, 인상을 안겨주었다. 토론토라는 대도시의 다운타운에 이렇게 거대하고 멋진 도서관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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